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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가 없다면 할 수 없지만, 그렇게 완고하게 대하지 않아도 좋지 않은가. 사람이 모나면 세상에서 굴러가는 게 힘들어져 손해지. 둥근 것은 데굴데굴 어디라도 고생 없이 갈 수 없지만, 네모난 것은 굴러가는 게 힘들 뿐 아니라 굴러갈 때마다 모서리가 닿아서 아프지.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그렇게 자기 생각대로 남들이 움직여주지 않는단 말이야.
그 뭐냐, 아무래도 돈이 있는 사람에게 각을 세우면 손해지. 단지 속만 썩고 몸만 나빠진다네. 남들이 칭찬해주는 것도 아니네. 상대는 태평하기만 하지. 앉아서 사람을 부리기만 하면 되니까. 다세에는 무세. 어차피 당할 수 없는 것은 뻔해. 완고도 좋지만 끝까지 고 집만 부리면 자기 공부에 지장이 되고 매일 업무에 방해를 받으니, 결국에는 고생만 하고 얻는게 없는 헛수고라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기를 아는 것이 인생의 큰일이다. 인간이 자신을 알 수 있다면 인간은 고양이보다 존경을 받아도 좋다. 그때는 나도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미안해질 테니 당장에 그만둘 생각이다.
그러나 스스로 자기의 코 높이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까 평소 경멸하는 고양이를 향해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리라.
인간은 건방지기는 하나 역시 어딘가 부족하다. 만물의 영장이니 뭐니 하며 어디서나 우쭐대고 돌아다니지만 요까짓 사실도 이해 못한다. 그런데도 완전 태연자약에 이른 모습을 보면 큰 소리로 웃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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